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리드오프로 활약 중인 이정후(출처: 구단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리드오프로 활약 중인 이정후(출처: 구단 SNS)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지난 겨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557억 원)로 아시아 타자 역대 최고액 포스팅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로 이적한 이정후가 새로운 무대에서의 첫 한 달을 마쳤다.
 
시즌 개막 후 이정후는 대부분의 경기에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뿐 아니라 3번 타자로도 나서며 타율/출루율/장타율 .269 .333 .356 2홈런 7타점 2도루 wRC+(조정 득점 창조력) 100 f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0.5의 성적을 남기며 무난한 활약을 보였다.
 
현재까지는 공수에서 긍/부정적인 측면이 점차 드러나는 가운데 간혹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무난히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타격에 대한 각종 기대 지표가 현재 성적에 비해 좋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적이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명불허전 컨택트 능력, ML 최고 수준의 정교함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첫 한 달을 보낸 이정후가 타격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부분은 단연 컨택트 능력이었다.
 
올시즌 이정후의 헛스윙/삼진 비율은 각각 10%와 8%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구종과 볼카운트 상황 그리고 코스를 가리지 않고 최고 수준의 컨택트 능력을 보인 이정후는 현시점 리그에서 가장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그라운드 내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고르게 보내면서 스프레이 히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부분 역시 눈에 띈다.
 
※ 이정후의 올시즌 타구 분포도
 
 이정후의 올시즌 타구 분포도(출처: 베이스볼 서번트)

이정후의 올시즌 타구 분포도(출처: 베이스볼 서번트) ⓒ 베이스볼서번트

 
4월초 까지는 강하게 당겨친 타구를 만들어내는 데에 집중했지만 이런 타구들 대부분이 시프트 수비에 막히면서 땅볼 아웃으로 연결되는 장면이 잦아졌다. 그러면서 2할 타율도 위태로워지자 이후 이정후는 의식적으로 타구를 받아치거나 밀어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최다에 해당하는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이러한 스프레이 히팅 능력에 더해서 유연하게 타석에서의 어프로치를 의식적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은 향후에도 이정후의 가치를 높여줄 전망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측면은 이렇게 리그 최상급 컨택트 능력과 훌륭한 스프레이 히터로서의 능력을 증명하면서도 강한 타구(발사속도 95마일/153km 이상의 타구) 역시도 많이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정후의 강한 타구 비율은 47%로 리그 상위권에 속하는데 이정후처럼 컨택트, 스프레이 히팅, 강한 타구 생산 모두에 있어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굉장히 적은 만큼 향후 이정후의 성적 상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높은 땅볼 타구 비율과 패스트볼 약점 개선은 숙제
 
이정후의 타구 지표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땅볼 타구 비율이다. 올시즌 현재까지 땅볼 타구 비율이 무려 50%에 이르고 있다.
 
물론 이정후는 주루 스피드 순위에서도 리그 상위권에 속하는 타자인 만큼 안타 생산 측면만 놓고 보면 이렇게 높은 땅볼 타구 비율이 반드시 나쁘다고만은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정후가 정교함과 장타력까지 겸비한 엘리트 타자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해야할 지표다.
 
시즌 초반 이정후의 땅볼 타구 비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당초 우려대로 KBO시절 자주 접하지 못한 강속구에 대해서 아직까지 약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 이정후의 강속구 상대 타구 발사각 및 발사속도 분포도
 
 이정후의 강속구 상대 타구 발사각 및 발사속도 분포도(출처:?베이스볼 서번트)

이정후의 강속구 상대 타구 발사각 및 발사속도 분포도(출처:?베이스볼 서번트) ⓒ 베이스볼서번트

 
올시즌 이정후의 95마일(153km/h) 이상 투구 상대 성적은 18타수 2단타로 강속구를 상대로 만들어낸 타구들이 거의 대부분 땅볼 타구로 연결되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측면은 강속구에 대해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컨택트(강속구 상대 헛스윙 비율 7%)는 잘 이루어지고 있고 강한 타구(강속구 상대 강한 타구 비율 56%)도 자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정후가 향후 강속구에 적응하면서 땅볼 타구를 줄여나간다면 리그 최고 수준의 리드오프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올시즌 PS 진출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출처: 스포키 MLB카툰)

올시즌 PS 진출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출처: 스포키 MLB카툰) ⓒ 케이비리포트

 
이정후의 첫달 기록을 통해 드러나듯 풀어야할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기는 하지만 낯선 리그에서 무난한 적응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자신의 강점인 컨택트 능력만큼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로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과연 이정후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나가면서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타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5월 이후 특유의 중장거리포를 양산하며 오버페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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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MLB.com, 베이스볼서번트, 팬그래프, 케이비리포트(kb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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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종석 /감수: 민상현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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