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인천 유나이티드 제르소(11번)가 전북 현대 골문을 위협하는 순간

후반, 인천 유나이티드 제르소(11번)가 전북 현대 골문을 위협하는 순간 ⓒ 심재철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FC가 창단 초기(2005년) 비상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 3대 0으로 이겨보고 처음으로 시원하게 이긴 날이어서 노동절 저녁 인천의 봄 밤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최근 전북 현대가 페트레스쿠 감독이 물러난 뒤 박원재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기에 인천 유나이티드FC로서는 결코 쉬운 게임이 아니었다. 결국 전북 현대는 전반 종료 직전에 나온 전병관의 슛을 이 게임 유일한 유효슛 기록으로 찍어내고는 후반전에 제대로 두들겨 맞은 셈이다. 정확하게 2005년 5월 8일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FC가 전북 현대를 3-0으로 이겨보고 6934일만에 누리는 3-0 완승 경험이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FC가 1일(수) 오후 7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전북 현대와의 10라운드 홈 게임을 3-0으로 이기고 5위로 뛰어올랐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보물 '제르소', 2도움 + 퇴장 유도 맹활약

두 팀의 최근 게임 중 점수차가 비교적 크게 벌어지는 게임이 2021년 4월 11일 전주성 게임이었다. 홈 팀 전북 현대가 5-0이라는 완벽한 점수판을 만들어내며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FC 멤버들의 혼을 쏙 빼 놓았던 것이다.
 
 전북 현대 전병관이 45분에 유일한 유효슛을 날렸고 인천 유나이티드 FC 이범수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전북 현대 전병관이 45분에 유일한 유효슛을 날렸고 인천 유나이티드 FC 이범수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 심재철

 
바로 그 게임 정도는 아니지만 이번에 인천 유나이티드FC가 3년 전 그 기억을 지워버려도 될만한 게임 운영을 펼친 셈이다. 슛 기록은 '인천 유나이티드FC 9개, 전북 현대 8개'로 거의 같았지만 유효슛 기록(인천 유나이티드FC 6개, 전북 현대 1개)만 봐도 그 차이가 눈에 띌 정도다.

인천 유나이티드FC의 주장 이명주가 게임 시작 후 31분만에 전북 현대 왼쪽 풀백 정우재와 충돌하며 쇄골 부위를 다치는 바람에 부주장 김도혁이 급하게 들어와 뛰었다. 전반 종료 직전에 최근 전북 현대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 전병관이 유일한 유효슛(45분)을 날렸고, 비교적 길게 이어진 전반 추가 시간 7분에 인천 유나이티드FC 제르소가 왼발 슛으로 전북 현대 골문 왼쪽 기둥을 때리기도 했다.

이어진 후반전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59분에 인천 유나이티드FC 골잡이 무고사가 절묘한 로빙슛으로 먼저 골을 넣었지만 VAR 판독 결과 오프 사이드로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 65분 또 하나의 VAR 판독 결과가 반전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전북 현대 미드필더 이영재의 왼발 슛이 인천 유나이티드FC 수비수 델브리지의 팔에 맞아 김우성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는데, 온 필드 리뷰로 확인한 결과 핸드 볼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고의성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는 곧바로 반대쪽 골문이 열렸으니 1만 94명 축구팬들의 분위기는 희비가 엇갈렸다. 인천 유나이티드FC 최우진이 왼쪽 코너킥으로 올린 공을 델브리지가 높게 솟구쳐 이마로 돌려넣은 것이다. 직전에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줄 알았던 델브리지가 곧바로 헤더 선취골(67분 30초)을 넣었으니 그 묘한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에 전북 현대의 코칭 스태프는 문선민, 에르난데스, 박재용을 차례로 들여보내며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FC의 기세를 꺾으려고 했지만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인천 유나이티드FC 특급 열차 제르소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제르소를 따라잡으려다가 센터백 이재익이 두 번째 경고(89분)를 받는 바람에 퇴장당하며 마무리 분위기가 인천 유나이티드FC 쪽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후반 추가 시간 8분이 표시되고 31초만에 제르소의 오른쪽 측면 얼리 크로스를 받아 김도혁이 왼발 발리슛을 때려넣었고, 추가 시간 6분 46초에는 제르소가 팽이처럼 돌며 기막힌 스루패스를 찔러줘 골잡이 무고사의 완벽한 오른발 마무리골을 뽑아냈다.
 
 후반 추가 시간 31초, 인천 유나이티드 FC 김도혁이 제르소의 도움을 받아 왼발 인사이드 발리슛 추가골을 터뜨리고 있다.

후반 추가 시간 31초, 인천 유나이티드 FC 김도혁이 제르소의 도움을 받아 왼발 인사이드 발리슛 추가골을 터뜨리고 있다. ⓒ 심재철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축구장에서는 안 통하는 듯 전북 현대는 이대로 주저앉아 허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5위 인천 유나이티드FC는 어린이날 오후 4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으로 찾아가서 3위 김천 상무를 만나게 되며, 8위 전북 현대는 4일(토) 오후 4시 30분에 1위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러 스틸야드로 들어간다.

2024 K리그1 결과(5월 1일 수요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FC 3-0 전북 현대 [골, 도움 기록: 델브리지(67분 30초,도움-최우진), 김도혁(90+ 31초,도움-제르소), 무고사(90+6분 46초,도움-제르소)]

인천 유나이티드FC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제르소, 무고사, 박승호(60분↔음포쿠) 
MF : 정동윤(46분↔최우진), 이명주(33분↔김도혁), 문지환, 홍시후
DF : 델브리지, 권한진(81분↔김동민), 김연수(60분↔오반석)
GK : 이범수

전북 현대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전병관(71분↔에르난데스), 이준호(56분↔티아고), 한교원(71분↔문선민)
MF : 보아텡, 송민규, 이영재(81분↔박재용)
DF : 정우재(56분↔김진수), 이재익, 구자룡, 안현범
GK : 정민기
- 퇴장 : 이재익(89분, 경고 누적)

2024 K리그1 현재 순위표
1 포항 스틸러스 21점 6승 3무 1패 17득점 8실점 +9
2 울산 HD 20점 6승 2무 1패 21득점 11실점 +10
3 김천 상무 20점 6승 2무 2패 14득점 10실점 +4
4 수원 FC 15점 4승 3무 3패 10득점 14실점 -4
5 인천 유나이티드 FC 13점 3승 4무 3패 13득점 12실점 +1
6 강원 FC 12점 3승 3무 4패 17득점 19실점 -2
7 FC 서울 12점 3승 3무 4패 15득점 14실점 +1
8 전북 현대 10점 2승 4무 4패 13득점 18실점 -5
9 제주 유나이티드 10점 3승 1무 6패 10득점 16실점 -6
10 대전하나 시티즌 10점 2승 4무 4패 9득점 11실점 -2
11 광주 FC 9점 3승 6패 15득점 15실점
12 대구 FC 8점 1승 5무 4패 8득점 14실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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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K리그 인천유나이티드FC 전북현대 제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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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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